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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학 공부

무신론화, 무에의 의지, 무질

by 아이화 2023.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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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화


'신은 죽었다'라는 근본 경험을 니체 사상의 대전제이자 자명한 역사적 사실성이었다. 

근래의 최대의 사건은 이미 유럽에 그 최초의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신론이란 본래 '유신론'에 대한 대립개념이며, 신의 존재증명에 대한 회의 또는 신의 비존재론을 논증하고자 하는 철학적 논의를 가리킨다. 그것은 이미 프랑스 계몽사상 속에서 전개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는 현실에 신성화하고자 한 헤겔의 장대한 시도로 인해 현저하게 지체되며, 쇼펜하우어에 의해 비로소 공공연하게 주장되었다고 니체는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신의 존재증명에 대한 반박은 모두 다 불충분한바, 그는 '최종적인 반박으로서의 역사적 반박'을 시도한다. 그것은 신이 존재한다는 신앙이 어떻게 해서 발생했는지를 해명하는 것이며, 그에 의해 이미 신의 존재증명에 대한 반박은 불필요한 것이 된다는 니체는 생각했다. 죄책감 등의 도덕감정의 발생을 분석하는 폭로 심리학이 그 방법이 된다.

따라서 무신론의 결정적 승리는 '제1원인에 대한 죄책이리는 뿌리 깊은 감정 으로부터의 해방'이며, '무신론과 제2의 무후함'은 분리될 수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무조건적으로 성실한 무신론'이 지니는 엄격함, 결벽은 다른 면에서는 실은 그리스도교적 양심의 엄격함에서 유래하는 것인바, 그리스도교 자신의 자기 철저화, 자기 지양이라는 측면을 지닌다. 이런 의미에서 니체의 무신론은 19세기의 실증주의적인 이른바 '과학적 무신론'과 겹치면서도 역시 종교적 무신론이며, 또한 하이데거가 끄집어내 보였듯이 최고 가치의 몰락으로서의 니힐리즘에로 귀결되는 플라톤주의의 형이상학적 전제 위에서의 운동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에의 의지

 

무에의 의지란 힘에의 의지의 퇴락한 현상 형태인 바, 힘에의 의지가 약자에게서 취하는 형태이다.

니체에 따르면, 삶의 본질은 힘을 의욕하는 것이며, '의욕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좀 더 강하게 되고자 의욕하는 것, 성장하고자 의욕하는 것과 동일하다.'

삶의 본질이 이러한 끊임없는 자기 극복해 있는 이상, 삶에 있어 아무것도 의욕하지 않는 것은 자기 자신의 본질적 가능성을 방기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인간의 의지는 무언가의 목표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아무것도 의욕하지 않기보다는 오히려 무를 의역한다. 의욕하지 않는 것의 공허함을 두려워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적 의지의 근본 사실인 것이다. 그러나 약자는 지상에서의 생존에 의해 짊어지게 되는 고뇌를 시인하고, 그 고뇌를 견디며 생성하고자 하는 자기의 삶의 현실을 긍정할 만큼의 강함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 세계 속에 서 아무런 목표도 발견할 수 없다. 그리하여 약자는 현실 세계로부터 도피하고, 본래는 스스로의 자기 보존을 위한 목표에 지나지 않는 가치를 달콤하게 만들 이 이상적인 초감성적 가치로 떠받들며, 이것에 의해 역으로 삶을 억압하고자 한다. 이리하여 그러한 초감성적 가치는 그것 자체로서는 환영이며, 무에 지나지 않는다. 요컨대 약자는 삶을 부정하고, 무를 의욕하는 것이다. 무에의 의지는 확실히 '삶에 거스르는 대항 의지'로서 나타나지만, 그 근저에서는 '모든 수단을 가지고서 자기 보존을 꾀하고, 자기의 생존을 위해 싸우는 퇴폐적 생명의 방위 본능 및 치유 본능'이 작용하고 있다. 무에의 의지란 약자의 에고이즘이며, 니힐리즘이다. 니체에 따르면 그리스도교도 스토아 이래의 금욕주의적 이상도, 인도의 종교도 무에의 의지의 나타남으로 간주될  수 있다.

'사람은 아무것도 의욕하지 않기보다는 오히려 무를 의역한다'

 

무질

 

무질은 원저로 1,600쪽이 되는 미완의 장편 소설 [특성 없는 남자]로 프루스트 조이스와 나란히 언급되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가다. 18세 때에 니체를 읽고 결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특성 없는 남자]에도 주인공 울리히로부터 니체 저작집을 선사받는 니체 숭배자인 클라리세라는 여성이 등장한다. 그러나 좀 더 본질적인 것은 무질이 소설이라는 장르 속에 대대적으로 철학적인 사유와 논의 (정말이지 이 소설의 3분의 2가 그러한 논의로 이루어진다)를 가지고 들어오는 것에 니체가 크게 관여했다는, 다시 말하면 무질이 현대 소설의 하나의 방향을 밝히는 것에 니체의 존재가 놓여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런데 이 특성 없는이라는 개념에서는 우선은 현실에 대한 비판적 태도가 나타나 있다. 통상적으로 사람은 예를 들어 회사원이고 아버지이며, 또한 아당 지지자로 사교적이라든지 하는 특성들을 지닌다. 그러 나 이들 특성들은 다른 모습의 것이기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샐러리맨 생활을 벗어나 자영업을 꾸리는 것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며, 성격이라 하더라 도 변할 수도 있다. 덧붙이자면, 사르트르는 대자존재라는 개념으로 특성을 부정하는 곳에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존재방식을 보는 극단적인 논의를 전개했다. 무질은 현실 감각에 대해 울리히로 구현되는 가능성 감각을 대치시키고 있지만, 이것은 인간뿐만 아니라 세계도 포함한 현실을 이를테면 우발성으로 보는 입장이다. 물론 그 반면에 이 '특성 없음'은 이미 확고한 정체성을 가질 수 없어 괴로워하는 현대라는 시대를 반영하고 있기도 하지만 무질에게 있어서는 인간을 가능성으로서, 잠재태로서 생각하는 긍정적, 유토피아적 색채가 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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