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지의 자유는 존재하는지
존재한다고 하면 그것은 어떠한 자유인지의 문제는 고대 이래로 특히 그리스도교 신학과의 관련하여 논의되며, 인간에게 '무차별의 자의의 자유'를 인정하는 입장과 신에게만 초월적인 자유를 인정하고 피조물에 대해서는 결정론 내지는 예정설을 취하는 입장을 양극으로 하여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셸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어 왔다. 니체도 이 문제에 일찍부터 관심을 지니며, 이미 슐포르타 시기의 작문 [운명과 역사]나 [자유의지와 운명]에서도 자유의지와 운명의 필연성과의 이율배반을 다루고 있다. 다만 그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변신론적인 발상과는 무관해서 [인간적] 이후에 그가 논의하고 있는 것은 칸트와 쇼펜하우어가 주장한 도덕적 자유의 가부라는 문제다. 칸트는 현상 세계에서는 자연법칙의 필연성이 지배한다고 했지만, 예지적 세계에서의 의지의 자율에 대해서는 초월론적 자유를 인정하고 있었다. 또한 쇼펜하우어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나 '도덕의 기초'에 대한 현상 논문에서 '사물 ·자체'로서의 의지는 시간의 외부에 있어 자유이지만, 현상 세계에서는 인과적 필연성이 지배하고 있으며, 의지의 하나의 현상에 지나지 않는 인간도 필연에 의해 규정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현상 영역에 속하는 행위에 대해 자유를 상정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생각되지만, 인간이 어떠한 자가 되고자 하는가라는 의욕에 대해서는 자유가 인정된다. 그리고 현상계에서는 삶에의 의지를 부정하는 것만이 유일한 자유로운 행위라고 강조하여 쇼펜하우어는 독특한 도덕설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에 대해 니체는 감성적인 세계 이에 무언가의 초감성적인 세계를 내세우는 형이상학적인 전제 그 자체를 부정한다. 그런 까닭에 예지적 자유 등등이라는 것을 상정할 여지 따위는 본래 존재하지 않으며, 자유의지라는 것이 있다는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고, 모든 것은 필연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세계의 운행이 정지된 순간에 모든 운동을 계산할 수 있는 전지의 지성이 존재한다면, 모든 행위를 자유의지에 관한 잘못된 관념도 포함하여 미리 계산할 수 있음에 틀림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지의 자유를 상정한 것으로부터 행위에 대한 책임이 물어지기에 이른 사정에 대해 니체는 다음과 같은 '도덕적 감각의 역사'를 추론하고 있다. 즉 처음에는 행위의 결과에 의해 선악이 판단되고, 다음으로 행위 자체에 선악이 있다고 생각되게 되었다. 그에 이어서 선악의 구별은 이미 행위의 동기에 있다고 여겨지며, 결국에는 그 행위를 이룬 인간의 본질이 선이라든가 악이라든가로 말해지고, 그 인간이 책임이 물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필연의 결과라고 한다면, 인가에게 자신의 행위와 본질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도덕적 감각의 역사는 오류의 역사이자 책임성에 관한 오류의 역사이며, 그것은 의지의 자유에 관한 오류에서 나오고 있다는 인식에 이른다.' 후년의 계보학 사상을 선취하는 듯한 논의다. 이리하여 니체는 '인간 행위의 엄밀한 필연성'으로부터 '절대적인 의지의 부자유와 무책임이라는 명제'를 도출한다. "모든 것은 필연이다.라고 새로운 인식은 말한다. 그리고 이 인식 자체도 필연이다. 모든 것은 죄가 없으며, 인식이란 무죄를 향한 통찰에 이르는 길이다."라는 것이다.
2. 부자유한 세계에서의 자유로운 자?
그는 또한 이러한 '인간의 의지의 완전한 부자유'라는 '최강의 인식'에는 허영심이라는 '최강의 적'이 있다고 하면서 자유로운 의지가 있다고 하는 착각이 인간이라는 허영으로 가득 찬 동물에게서 어떻게 나타나는가 하는 것을 다양하게 묘사하고 있다. 인간은 자신의 삶의 감정이 최대한으로 되는 곳에 의지의 자유를 상정하고, 그러한 사회적, 정치적 지배의 경험을 잘못되게도 형이상학에 적용한다. 또한 실제로는 쇠사슬에 연결되어 있더라도 그 이상으로 쇠사술이 증가하지 않으면 그 무게를 느끼지 못하듯이, 인간은 종속의 사실에 익숙해지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는 의지의 자유가 있다고 믿어버린다. 그리고 자신은 '부자유한 세계에서의 자유로운 자'이며 경탄해야 할 예외, 초수, 거의 산과도 같은 자연의 위대한 지배자라고 믿는다. 요컨대 의지 자유의 교설은 인간의 긍지와 힘의 감정으로부터 생겨난다는 것이다. 또한 후기에는 르상티망과 관련하여 사제들이 복수의 권리를 만들어내고자 하여 희생양을 필요로 한 데로부터 자유의지에 기초하는 행위라는 것을 고안해 내고, 누군가에게 책임을 돌리고자 했다는 논의도 이루어진다. 그에 맞서 인간을 복수의 본능으로부터 해방할 것을 지향하는 니체라는 의지의 '구제'를 이야기하고, 모든 것이 필연이라고 하는 사상을 '영원회귀' 관념과 결합한다.
'의지하는 것은 자유롭게 하는 것'이지만, 지금까지 의지는 과거로 소급하여 의지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나가버린 인간들을 구제하고, 모든 것이 '그러했다'를 '내가 그와 같이 의욕했다'로 바꾸어 놓는 것이야말로 '구제'이며, '창조하는 의지'는 '내가 그러한 것을 의욕했다'고 말하는 것으로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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